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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셋슈 도요 - 일본 산수화의 장인(1)

셋슈 도요는 일본 풍경화를 집대성 하였으며, 송나라의 수묵화 양식을 답습한 일본 화단에서, 독자적인 수묵화 양식을 창작하였다. 195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에서 모차르트, 하이네, 드스토옙스키와 함께 세계 10대 문화인으로 선정되어 일본의 '화성'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셋슈는 1420년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났다. 지역 무사계급 출신이었는데, 교토의 선종사찰인 쇼코쿠지로 출가했고 슌린슈토에게 배움을 받았다. 한편 당시 수묵화의 거장이었던 슈분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일본 수묵화의 역사는 14세기 가마쿠라 주변 송나라 시대 수묵화에서 교토 성종 수도원로의 전래로 시작됐다. 송대의 수묵화에서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보다 윤곽을 드러내면서 과감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수묵화의 거장으로 불렸던 슈분은 선종 사찰인 정국사 승려이기도 하였으며 송대의 수묵화법을 바탕으로 일본화를 창작했다 .하지만 일본의 독자적인 그림이 탄생하면서 송, 원, 명나라 초기 수묵화를 중심으로 발전한 일본 화단이 큰 전기를 맞이하였다.

 

셋슈는 어린 시절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수행을 하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기만 좋아하였었다. 어느날 그런 셋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주지스님은 화가나서 셋슈를 벌주기 위하여 기둥에 묶었다. 그런데 얼마 후 셋슈를 풀어주러 온 주지스님은 깜짝 놀랐다. 셋슈의 발밑에 쥐들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손이 묶인 셋슈가 마루바닥에 떨어진 눈물을 이용하여 실제와 똑같은 모양의 쥐를 그려냈고, 그로 인해서 실제 쥐들이 몰려들게 된 것이었다.

 

셋슈는 1463년 경 혼슈의 서쪽에 있는 야마구치로 여행했다. 이때 그는 그 지역 오우치가문의 후원 아래 독자적인 회화 양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특히 1467년, 오우치가문이 견명사절단으로 셋슈를 수묵화의 중심지인 중국으로 보내었다. 셋슈는 약 3년간 명나라, 중국에 머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고, 그 중국에서의 경험으로써 자신의 작품에 접목하면서 일본 화단에 많은 수확을 가져왔다.

 

사절단의 일원이었던 세슈는 중국회화를 배우기 위해 궁중에 머물렀다. 그는 명대의 대표적인 궁정화가 이재로부터 중국의 회화 기술과 최신 회화 채색기법을 배우며 명나라의 일류 화가들과 교류하였다. 셋슈는 또한 유명한 중국의 산과 대하를 방문하였고, 불교사원을 방문하여 명상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당연히 수많은 풍경화와 스케치를 그리기도 하였다. 이때 당시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경치를 실제로 봤던 것은, 셋슈의 화가 인생에 큰 전기를 마련해주었다.

한편 명나라에서는 고전적인 화풍보다는 개성을 중시한 화풍이 유행하였다. 이 때문에 보수적인 남송풍의 화풍이 인기있었던 일본과 개인의 개성을 중시했던 중국간의 그림에는 많은 이질감이 존재하였다. 사절단에 가기 전에 셋슈는 기존의 일본풍 그림에 충실하여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나라에서 남송풍의 고전적 수묵화의 스타일 대신 색채나 기법의 측면에서 수묵화와 대조적인 새로운 스타일들을 흡수하게 되었고 이는 일본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다.